《Transmutation 전이》 전시장면, 2026. © 눈 컨템포러리.

눈 컨템포러리는 이병호·김찬송·최지영이 참여하는 단체전 《Transmutation 전이》를 2026년 11월 1일까지 개최한다. 조각 5점과 평면 6점, 총 11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인체의 형상이 서로 다른 재료와 제작 과정을 거치며 어떻게 새로운 존재감을 갖게 되는지 살펴본다.
 
전시에서 ‘몸’은 인간의 신체뿐 아니라 작품을 이루는 물질의 형상과 부피, 표면과 밀도까지 포괄한다. 관람자가 작품에서 먼저 알아보는 것은 사람의 모습이나 신체의 일부일 수 있지만, 그 이미지를 실제로 존재하게 하는 것은 수지와 석고, 물감과 캔버스, 흙이다. 전시는 익숙한 인체의 형상에서 출발해 그것을 구성하는 재료와 물성을 함께 바라보도록 이끈다.


이병호 〈Eccentric Abattis〉, 2023, 조각 위에 컬러 석고, 88 × 71 × 58 cm.

이병호는 인체를 3차원 스캔으로 포착한 뒤 디지털 모델링을 통해 분절하고 변형한다. 이를 PLA 수지로 3D 프린팅하고 표면에 컬러 석고를 얇게 입혀 색과 질감을 더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의 익숙한 비례와 구조는 흐트러지고, 인체의 흔적과 낯선 덩어리의 감각이 공존한다. 그의 조각은 신체가 데이터로 전환되고 다시 물질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형상과 표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준다.


김찬송 〈기대고 포개어지는〉, 2022, 캔버스에 유채, 91 × 91 cm.

김찬송은 신체의 일부를 확대하거나 화면 안에 잘라 배치한다. 몸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줄어든 화면에서 관람자는 피부를 연상시키는 색면과 굴곡, 물감이 쌓이고 흐른 흔적을 마주한다. 붓질은 신체의 형상을 만드는 동시에 물감 자체의 두께와 움직임을 드러낸다. 인체를 그린 이미지와 물질로서의 회화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겹쳐지는 것이다.


최지영 〈침잠〉, 2011, 테라코타, 17 × 63 × 26 cm.

최지영은 흙을 빚고 다듬어 인체의 자세와 균형을 표현한다. 비교적 분명하게 인식되는 몸의 형상에는 손의 흔적과 흙의 입자, 소성을 거쳐 굳어진 표면이 함께 남아 있다. 테라코타는 인체를 재현하는 재료이면서 조각의 무게와 질감, 존재감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관람자는 인간의 몸을 떠올리는 동시에, 그 형상을 지탱하는 흙의 물성을 감각하게 된다.
 
세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체를 다루지만, 작품의 의미를 형상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점에서 만난다. 《Transmutation 전이》는 이미지와 물질 사이를 오가는 시선을 통해, 우리가 몸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무엇이며 작품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몸을 갖게 되는지를 질문한다.
 
 
 
전시정보
 
전시명: 《Transmutation 전이》
참여작가: 이병호, 김찬송, 최지영
기간: 2026년 10월 1일–11월 1일
장소: 눈 컨템포러리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소월로 72
문의: 02-6958-7172
웹사이트: https://www.nooncontemporary.com